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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준호 - 012

#12. 미지의 인물과 조우

준호는 조심스럽게 은빛 나무들 사이를 걸어가고 있었다. 주변의 낯선 풍경에 여전히 적응하지 못한 채, 그는 계속해서 경계의 눈빛을 보내며 앞으로 나아갔다. 갑자기,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에 그의 귀가 쫑긋 섰다.
"저게 뭐지...?"

준호는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그때, 그의 눈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한 인물이 필사적으로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고 있었다. 그 뒤를 쫓는 것은 분명 괴물이었다.

그 인물은 사람처럼 생겼지만, 피부는 옅은 푸른빛을 띠고 있었다. 긴 은빛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렸다. 괴물은 두 다리로 서 있었지만, 그 모습은 결코 인간이라 할 수 없었다. 거대한 체구에 두꺼운 비늘로 덮인 피부, 그리고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가진 모습이었다.

준호는 순간 망설였다. '도와줘야 하나? 하지만 위험할 수도 있어...'

그의 머릿속에서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역사학을 공부하며 배운 인류의 협력과 공감에 대한 지식, 그리고 현대 사회의 윤리 의식이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

'저 사람... 아니, 저 존재도 나처럼 이 세계에서 살아남으려 노력하고 있겠지.'

준호는 결심했다. 그는 도와주기로 마음먹었다. 비록 낯선 존재였지만, 사람과 비슷한 모습에서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좋아, 어떻게 해야 할까..."

준호는 재빨리 주변을 살폈다. 그의 손에는 창이 들려 있었고, 허리에는 돌팔매가 매달려 있었다. 그는 순간적으로 계획을 세웠다.

"일단 괴물의 움직임을 멈춰야 해."

그는 돌팔매를 꺼내들었다. 한 달간의 훈련이 이제 빛을 발할 때였다. 준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괴물의 다리를 겨냥했다.

"자, 간다!"

돌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갔다. 그것은 정확히 괴물의 무릎을 강타했다. 괴물은 갑작스러운 충격에 비틀거렸다.

"좋아, 통했어!"

준호는 즉시 행동으로 옮겼다. 그는 창을 꼭 쥐고 괴물을 향해 달려갔다. 괴물이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있는 사이, 준호는 그 틈을 노려 공격을 가했다.

"으아아!"

준호의 함성과 함께 창이 괴물의 목을 관통했다. 괴물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하지만 준호는 창을 놓지 않았다. 그는 온 힘을 다해 창을 더 깊이 밀어 넣었다.

"제발... 쓰러져라!"

마침내 괴물의 움직임이 둔해지더니, 이내 완전히 멈췄다. 준호는 숨을 헐떡이며 뒤로 물러섰다. 그의 온 몸은 땀으로 젖어 있었고, 심장은 격렬하게 뛰고 있었다.

"헉... 헉... 해냈다."

준호가 괴물을 물리친 후, 그가 구해준 존재가 조심스럽게 다가왔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그 모습은 더욱 이질적이었습니다. 옅은 푸른 피부, 은빛 머리카락, 그리고 깊고 투명한 보라색 눈동자... 모든 것이 지구의 어떤 생명체와도 달랐습니다.

준호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습니다. 그의 손은 여전히 창을 꽉 쥐고 있었고, 온 몸의 근육은 긴장으로 경직되어 있었습니다.

그 존재는 준호의 반응을 눈치챘는지 멈춰 섰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올려 무기를 들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준호는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말했습니다. "누, 누구세요? 뭘 원하시는 거죠?"

그 존재는 입을 열었지만, 나오는 말은 준호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였습니다. 소리는 부드럽고 음악적이었지만, 전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준호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미안하지만 당신 말을 이해할 수 없어요."

그 존재는 잠시 준호를 관찰하더니, 이내 손짓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마치 감사의 표현 같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자신을 가리키고, 준호를 가리키고, 다시 자신의 입을 가리켰습니다.

준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의사소통을 하고 싶다는 건가요?"

그 존재는 밝게 미소 지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손짓을 하며 무언가를 전하려 했습니다.

"음... 당신을 따라가라는 건가요?" 준호의 추측에 그 존재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준호는 잠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낯선 존재를 따라가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었지만, 동시에 이 세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역사학자로서 이런 기회를 놓칠 순 없지. 하지만 조심해야 해.'

준호는 결심을 내렸습니다. "좋아요, 당신을 따라가겠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수상한 점이 보이면 바로 떠나겠어요."

그 존재는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는 준호에게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며 천천히 걷기 시작했습니다.

준호는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그 존재를 따라갔습니다. 그의 손은 여전히 무기를 놓지 않았고, 모든 감각은 주변의 위험을 감지하기 위해 곤두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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