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했던 준호와 아이리스는 이제 몸짓으로 더 많은 것들을 알아가려 했다. 아이리스는 손으로 원을 그리며 주변을 가리켰다. 준호는 그것이 이 세계를 의미하는 것이라 짐작했다.
준호도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려 애썼다. 그는 손으로 큰 원을 그리며 "지구"라고 말했고, 그 다음 이상한 빛을 표현하며 "여기"라고 말했다. 아이리스는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준호가 다른 곳에서 왔다는 것은 이해한 듯했다.
그들은 계속해서 손짓과 표정으로 대화를 이어갔지만, 복잡한 개념을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점점 대화는 더뎌졌고, 마침내 둘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아이리스는 준호의 피곤해 보이는 표정을 눈치챘다. 그녀는 일어서서 준호에게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준호는 천천히 일어나 그녀를 따라갔다.
그들은 복도를 지나 작은 방에 도착했다. 방 안에는 부드러운 빛을 내는 식물들로 둘러싸인 큰 침대가 있었다. 침대는 마치 거대한 꽃잎 위에 누울 수 있을 것 같은 모양이었다.
아이리스는 침대를 가리키며 두 손을 모아 베개를 만드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그 위에 머리를 기대는 동작을 취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눈을 감고 평화로운 표정을 지었다가 다시 눈을 떴다.
준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여기서 쉬라는 뜻이군요."
아이리스는 준호가 이해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미소 지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침대를 가리키고 준호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준호는 감사의 뜻으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아이리스."
아이리스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문 쪽으로 물러났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손을 흔들고 방을 나갔다.
혼자 남은 준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은 아늑하고 평화로웠다. 그는 조심스럽게 침대에 다가가 앉았다. 침대는 생각보다 더 부드럽고 편안했다.
"와, 이렇게 편한 침대는 처음이야..." 준호는 중얼거렸다.
그는 천천히 몸을 눕혔다. 침대가 그의 몸을 부드럽게 감싸안는 것 같았다. 천장에는 작은 빛들이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준호는 깊은 숨을 내쉬었다. 이제서야 그는 자신이 얼마나 지쳐 있었는지 깨달았다. 그의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이상한 세계에 왔지만... 적어도 지금은 안전한 것 같아." 그는 생각했다.
준호의 눈이 천천히 감겼다. 그는 이 낯선 세계에서의 첫날을 마무리하며, 내일은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하며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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