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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준호 - 001. 바쁘고 힘든 하루하루

#1. 바쁘고 힘든 하루하루.
김준호는 박물관의 고요한 복도를 천천히 걸었다. 21살의 그는 지방대 역사학과 2학년생이었지만, 그의 눈빛에는 또래와는 다른 깊이가 있었다. 어릴 적부터 역사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준호는 고등학교 시절 전국 역사 퀴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정 형편 때문에 서울의 명문대 대신 지방대를 선택해야 했다.

준호의 하루는 새벽 5시에 시작되었다. 그는 아침 신문 배달로 하루를 열었고, 그 후 바로 학교로 향했다. 수업 중에도 그의 집중력은 흐트러짐이 없었다. 교수님들은 그의 날카로운 질문과 깊이 있는 답변에 항상 감탄했다.

점심시간, 준호는 도시락을 꺼내 먹으며 동시에 책을 펼쳤다. 그의 도시락은 언제나 어머니가 새벽에 정성스레 싸주신 것이었다. 매번 도시락을 열 때마다 그는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과 미안함을 동시에 느꼈다.

"준호야, 오늘 저녁에 우리 다 같이 술 한잔할까? 오랜만에 친구들이랑 시간 좀 보내자."

친구 민수의 제안에 준호는 잠시 망설였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현실은 그를 허락하지 않았다.

"미안해, 오늘도 박물관 아르바이트가 있어서..." 준호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민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 그렇구나. 넌 맨날 바쁘다, 정말. 가끔은 쉬어가도 되는데."

준호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싶지만... 알잖아, 내 사정."

친구들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준호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고, 그의 노력을 존경했다.

오후에는 도서관에서 공부했다. 그는 역사 서적뿐만 아니라 경제, 정치, 철학 서적도 탐독했다. 준호의 꿈은 단순히 역사학자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역사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통찰력 있는 지식인이 되고 싶어 했다.

저녁이 되면 준호는 박물관으로 향했다. 이곳에서의 아르바이트는 그에게 단순한 돈벌이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유물들 사이를 거닐며 그는 역사의 숨결을 직접 느낄 수 있었고, 이는 그의 학문적 열정에 불을 지폈다.

준호의 꿈은 컸다. 언젠가는 이 작은 지방 박물관이 아닌, 세계적인 박물관에서 일하는 큐레이터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틈틈이 영어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의 책상 한편에는 항상 영어 단어장이 놓여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매달리다 보니, 자신의 꿈을 위한 시간은 늘 부족했다. 그럼에도 준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기보다는, 이 모든 경험이 언젠가 빛을 발할 것이라 믿었다.

"하아..." 

준호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도 긴 하루였다. 아침 수업, 오후 도서관 공부, 그리고 이제 밤 아르바이트. 그의 일과는 언제나 빡빡했지만, 그는 이를 자랑스럽게 여겼다.

준호가 일하는 박물관은 3층 규모의 작지만 의미 있는 공간이었다. 1층은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유물을, 2층은 근현대 역사 자료를 전시하고 있었다. 3층의 특별전시실에는 국보급 유물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이 박물관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었다. 준호는 이곳에서 일하면서 역사의 숨결을 직접 느낄 수 있어 행복했다.

준호가 1층 로비의 유리창을 닦고 있을 때, 관장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준호 학생, 잠깐 볼 수 있나?"

준호는 고개를 들어 관장님을 바라보았다. "네, 관장님. 무슨 일이신가요?"

관장님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자네가 여기서 일한 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는군. 항상 성실하고 꼼꼼해서 참 고마워."

준호가 1층 로비의 유리창을 닦고 있을 때, 관장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준호 학생, 잠깐 볼 수 있나?"

준호는 고개를 들어 관장님을 바라보았다. "네, 관장님. 무슨 일이신가요?"

관장님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자네가 여기서 일한 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는군. 항상 성실하고 꼼꼼해서 참 고마워."

"과찬의 말씀입니다. 제가 더 열심히 해야죠." 준호는 겸손하게 대답했다.

관장님은 잠시 주저하다 말을 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내일 특별한 손님들이 오시거든. VIP들을 위한 특별전시회라네. 자네가 3층 특별전시실 정리를 좀 도와주면 어떨까?"

준호의 눈이 커졌다. "정말요? 하지만 3층 특별전시실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 아닌가요?"

관장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곳은 우리 박물관의 가장 귀중한 유물들이 보관된 곳이야. 고려시대 청자부터 조선시대 왕실 유물까지, 모두 국보급이지. 보안이 철저해서 평소엔 특별 허가 없이는 출입이 불가능해."

"그런데 제가 들어가도 될까요?" 준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관장님은 준호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자네가 이 일년 동안 얼마나 성실하게 일했는지 잘 알고 있네. 자네의 역사에 대한 지식과 꼼꼼함, 그리고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성품 때문에 이번 일을 맡기려고 해. 자네라면 충분히 잘 해낼 거라 믿네."

준호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고개를 숙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관장님. 꼭 잘 해내겠습니다."

관장님은 잠시 뭔가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 "그리고 준호 학생, 특별전시실 정리는 일반 업무보다 더 중요하고 섬세한 작업이야. 그만큼 책임도 크고. 그래서 이번 특별전시실 정리에 대해서는 평소 급여의 두 배를 지급하려고 해. 자네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네."

준호의 눈이 다시 한 번 커졌다. 그는 등록금과 생활비 때문에 늘 빠듯한 살림을 해왔기에, 이 추가 수입은 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관장님. 이런 중요한 일을 맡겨주시고, 게다가 추가 보수까지... 정말 감사합니다."

관장님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네의 노력과 성실함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하게. 이번 기회에 특별전시실의 귀중한 유물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을 테니, 자네의 역사 공부에도 도움이 될 거야."

준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결의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관장님. 이 기회를 소중히 여기고 최선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특별전시실 정리를 완벽하게 해내겠습니다."

"그래, 믿음직하구만. 열쇠는 여기 있고, 특별히 조심해야 할 것들은 내가 메모해 놨어. 특별전시실에는 최첨단 보안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입구에서 지문 인식을 해야 하고, 내부에는 동작 감지 센서도 있지. 모든 절차를 꼭 지켜야 해."

준호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관장님. 모든 주의사항을 철저히 지키겠습니다."

관장님이 떠난 후, 준호는 특별전시실 열쇠를 손에 쥐고 잠시 서 있었다. 그의 가슴은 책임감과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이제 그는 박물관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특별전시실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동시에 추가 수입에 대한 기쁨도 느껴졌다. 이 기회를 통해 그는 학업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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